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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북미 1.5트랙 접촉의 진의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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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1.5트랙 접촉의 진의는? 미국이 북한과 스웨덴 에서 1.5트랙 접촉을 가질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 협상의 의미를 분석해 본다.

* 출처 : tv asahi, http://news.tv-asahi.co.jp/news_international/articles/000100187.html


오늘 언론들은 일제히 스웨덴에서 열릴 예정인 북미 1.5트랙 접촉에 대해 보도했다.

국내 언론의 이 보도에 대한 문제는, 첫째 우리나라 언론이나 정부가 아닌 일본 아사히가 이 사안을 가장 먼저 보도했고, 둘째 우리 정부와 언론은 이 접촉이 실질적으로 1.5트랙(한쪽은 정부, 한쪽은 민간)이 아닌 2.0(양쪽 다 민간)이라고 말하며 미국 정부도 정부와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다고 애써 축소하려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 출처 : 연합뉴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5/08/0200000000AKR20170508011300071.HTML?input=1195m


과연 그럴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먼저 아래 기사를 살펴보자.

* 출처 : 연합뉴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5/03/0200000000AKR20170503047300089.HTML?input=1195m

이 뉴스에 따르면 북중이 2016년 8월부터 핵폐기 비밀협상을 벌여왔고, 북한 요구조건이 8개에서 4개로 줄어들었으며,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 한국 5개국이 10년간 매년 600억달러 무상원조를 제공했다는 등의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을 전하고 있다. 홍콩 언론이 아무런 근거 없이 이런 기사를 내보냈을까?



* 출처 : 연합뉴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5/04/0200000000AKR20170504046700083.HTML?input=1195m

이 보도에 따르면 "이는 북한에 우호적인 국가들을 회원국으로 둔 아세안이 중국의 북핵 해법구상인 쌍궤병행(雙軌竝行·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을 적극 지지해달라는 의미로도 풀이된다."라고 쓰고 있다.

여기서 중국의 쌍궤병행(雙軌竝行)에 대해 정확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아래 일본 와우코리아가 2016년 6월 7일 발신한 뉴스를 살펴보자.

* 출처 : WoW!Korea, http://www.wowkorea.jp/news/korea/2016/0607/10167652.html


이 기사에 의하면 2016년 6월 추궈홍 주한중국대사가 당시 김종인 민주당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북핵문제에 대해서 일관된 입장을 갖고 있으며, 그것은 북한의 핵개발에 결연히 반대한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기사 말미에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박광온 대변인에 따르면, 이후 비공개로 계속된 회담에서 추 대사는 '미북평화협정과 핵문제 해결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테이블에 올려놓고 해결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다며, 북미평화협정체결과 비핵화 '병행추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야당인 민주당이 작년 중국대사로부터 직접 병행추진, 즉 쌍궤병행을 들었으므로, 여당과 정부는 진작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 기사가 2016년 6월, 위의 홍콩 언론보도에 2016년 8월부터 북한이 중국과 비밀협상을 했다고 하므로,  중국은 이미 북한과 대화를 지속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미국의 이번 접촉은 무엇을 시사하는가?

먼저 아래 뉴스를 살펴보자.

* 출처 : 연합뉴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2/20/0200000000AKR20170220019800071.HTML?input=1195m


2017년 2월 20일 보도자료로, 미국이 이미 북한과 1.5트랙 대화를 추진해왔고 당시 김정남 피살 등으로 이 대화가 연기된 것을 알 수 있다. 이 이후 오늘 드디어 1.5트랙 대화를 스웨덴에서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그러면 먼저 이 접촉이 1.5트랙이 아니고 2.0 트랙인지 확인해야 한다. 사실 위 연합뉴스 보도만 봐도 1.5트랙이 확실해 보이지만, 가장 먼저 이 사실을 보도한 아사히TV 뉴스 내용을 살펴보자. 

아사히TV는 북한측 참석자는 외무성 미국담당 최선희, 미국측 참석자는 미 정부 고위관료 출신 지식인들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1.5트랙이 확실하다. 게다가 미 정부 고위관료 출신이 여러명 참석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미 정부 고위관료 출신 민간인으로는 카터 전 대통령이 있다. 이런 사람이 아니더라도 고위관료 출신 다수가 참석한다.

게다가 이 TV는 북한 참석자인 최선희가 경유지인 북경에서 회담이 열릴 유럽으로 7일 출발했다고 밝히고 있다. 과연 의미 없는 대화에 북한 담당자가 유럽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중국, 한국, 일본, 싱가폴, 홍콩 등 만날 만한 장소는 가까운 곳에도 무수히 많다. 

의미심장한 것은 기사의 제목이다. "미북, 극비 협의에...정부 관계자와 민간 지식인들 참여". 이것이 언론사 특유의 과장인지 실제인지 알 수는 없으나, 마치 미국과 북한이 어떤 결론을 내기 위해 극비리에 협상에 돌입했다는 뉘앙스다. 필자 역시 최소한 상당히 의미있는 접촉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미국이 북한과 제3국에서 비밀회담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언론의 보도대로 정말 민간 차원의, 순수한 마음에서 만나는 그런 정부가 전혀 관여되어 있지 않은 만남일까? 필자 생각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필자는 위 홍콩 언론의 보도는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중국 관영매체가 아닌 비교적 자유로운 홍콩 언론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이라고 본다. 그것은 홍콩매체 보도내용이 중국이 준비하고 있다는 아래의 4개국 분할통치론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 출처 : 내일신문, http://www.naeil.com/news_view/?id_art=168580

2015년 10월 당시 국정원 해킹으로 세상에 나온 이 문건은 미국의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이 당시 한국의 한민구 합참의장(현 국방장관)에게 중국이 북한 유사시 4개국 분할통제방안을 제안했으며 이 논의를 요청했다는 내용이다. 즉 이 보도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정부는 이미 중국이 북한 유사시 계획을 4개국 분할통치라는 방안으로 제안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필자의 예상으로는 한국 정부는 별다른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오바마 정부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였을지는 미지수다. 필자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본다. 

필자는 지난 글에서 트럼프의 협상전략과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올 것인가에 대해 게재한 바 있다.

[시사] - 트럼프,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다줄 것인가 (1)

[시사] - 트럼프의 협상전략 (1)

[시사] - 트럼프의 협상전략 (2)


필자가 보는 시각은 변함 없다. 그것은 "트럼프는 미국이 가진 모든 카드를 동원해 북한과 협상 중이다. 그리고 빠른 시간 내에 결론을 내고 싶어한다." 라는 것이다.

트럼프로서는 중국이 아닌 미국이 북한에 주도권을 가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오바마 정부때처럼 미국이 한 발 물러서 있으면 절대적으로 중국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 먼저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을 김정은에게 보여주며 미국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리고, 시진핑과 비공개협상을 통해 중국의 주도권을 견제하고, 북한과 중국 관계를 틀어지게 한 후, 한국을 통해 북한과 직접 협상의 물꼬를 트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이전 글들에서 밝혔듯이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북한과 협상할 수 있는 여지는 없어 보인다. 한국 정부는 지난 10년간 북한을 고립시킨다는 명목으로 모든 대화채널을 중단했고, 그나마 협상카드로 활용될만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등의 교류마저 차단했으며, 그 사이 미국과 중국 등의 강대국들은 북한과 물밑교섭을 진행해 오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미국, 중국과의 교섭과 협력을 통한 북한 간섭에도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그러나 필자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머리 속에도 한국 대선 일정이 들어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강대국 주도의 협상테이블은 역사적으로 볼 때 어쩌면 당연한 것이므로, 한국 정부는 하루 빨리 미국과의 공조체계에 돌입해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행인 것은 필자가 소개한 타임지 기사와 같이 문재인 후보의 협상전략은 상당히 일리 있는 것으로 해외언론에도 받아들여지고 있고, 문 후보도 기자에게 자신이 당선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조속히 만나 협의하겠다고 했으므로, 다음 정부가 최대한 당사자인 우리 목소리를 내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시사] - 문재인 4월 19일자 타임 기사 전문

[시사] - 문재인 5월 4일자 타임지 기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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