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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탁월한 협상가 문재인 (2)

by 감성난민 2017.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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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5월 4일자 타임 기사 전문


타임지는 4월 19일과 5월 4일 (현지시간) 문재인 대선후보와 관련하여 연속 2회의 기사를 냈다. 4월 19일 기사는 문재인 후보와의 직접 인터뷰였고, 5월 4일 기사는 문재인 후보를 표지모델로 내세우며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한반도와 주변국 정세 속에서 문 후보가 당선될 경우 그의 대화론과 협상가로서의 역할론이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분석 기사였다.

이 기사는 최근 필자가 게재 중인 트럼프의 협상전략과도 맞물려 있고, 무엇보다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현재 문재인 후보의 안보관, 통일관과 대선 이후의 한반도 정세를 엿볼 수 있는 내용들이 있어 기사 전문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엔 이전 4월 19일 기사에 이어 5월 4일 타임 아시아판 기사 전문을 번역,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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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gotiator

한국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문재인은 대화를 원한다

1976년 8월 18일 오전, 두 명의 미군이 비무장지대(DMZ) 안에 있는 포플러 나무를 손질하기 위해 출발했다. 이 나무는 UN군과 북한군 경계초소 사이의 비무장지대(1950년~1953년 일어났던 한국전쟁 종료 후 체결된 휴전협정에 의해 북한 공산정권과 자본주의 체제의 남한을 분리할 목적으로 설치된, 휴전선을 중심으로 남북 2 km 구간으로 설정된 평화유지지역)에서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UN과 북한 모두 이 가지치기 작업을 승인했지만, 북한은 이 작업을 중단시키기 위해 병사들을 보냈다. 아더 보니파스(Arthur Bonifas) 대위와 마크 배럿(Mark Barrett) 중위는 북한군의 작업중단 요청을 거부했고, 북한군은 즉시 이들을 도끼로 살해했다.

주한 유엔군 사령관이었던 리차드 스틸웰(Richard G. Stilwell) 대장은 이 사태 해결의 상징적인 조치로 나무를 아예 베어 없애라고 명령했다. 이 명령을 수행할 목적으로 파견된 군사들 중 문재인이라는 이름의 젊은 한국 군인이 있었다. 문재인은 오늘 당시 긴장상태가 매우 높았다고 말하며, "만일 북한이 그 작업을 방해하려고 했다면 바로 전쟁이 발발했을지도 모릅니다"라고 했다.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문재인은 어쩌면 곧 다시 한 번 최전방에 서게 될 수도 있다. 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올해 64세인 문재인은 (최순실) 비리사건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어 5월 9일 조기 실시될 대선에서 확실한 우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아태지역 최악의 소득불평등, 청년 실업율 증가, 저성장 등을 포함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핵문제로 도날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마찰을 겪고 있는 북한 김정은 주석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대선의 최대 쟁점으로 부각되어 있다. 김정은은 4월 15일 새로운 탄도미사일을 화려한 열병식과 함께 선보였고, 4월 29일엔 트럼프의 지시로 한반도로 출발한 미 해군 항모전단이 도착하기 몇 시간 전에 미사일 실험을 단행했다. 중국 외무장관 왕이는 언제든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한국의 차기 대통령은 걸핏하면 성질 부리는 독재자가 버티고 있는 북한과 지정학적으로 초보자인 미국 사이에서 깊어져만 가고 있는 위기상황을 이어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2012년 대선에서 근소한 차로 패했던 중도좌파 계열의 민주당 대선후보 문재인은 70년 간 분단을 겪은 남한과 북한을 가깝게 만드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믿고 있다. 문재인은 "5,000년 동안 남한과 북한은 동일한 언어와 문화를 공유해 왔던 한 민족입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반드시 통일되어야만 합니다."라고 말한다.

전쟁 당시 월남한 피난민의 아들로 태어난 문재인은 이 문제를 자신만의 방식, 즉 김정은 정권을 공격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닌 신중한 접근방식으로 풀어내고자 한다. 그는 지금과 같은 적대적 방식은 북한 독재정권하에서 오랫동안 고통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포함한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아버지는 공산주의가 싫어서 북한을 떠났습니다. 나 역시 개인적으로 북한의 공산주의 체제를 혐오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북한 주민들이 강압적인 정권 하에서 고통받도록 내버려두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문재인은 한국전쟁의 그늘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수천 명의 피난민들과 함께 1950년 12월 UN 보급선을 타고 북한을 탈출했다. 문재인은 그로부터 2년 뒤 거제도에서 태어났다. 전후의 한국엔 비교적 풍성했던 북한과 달리 산업시설도 기름진 땅도 없었다. "가난이 나의 어린 시절을 지배했습니다. 그러나 그로 인해 나는 동기들에 비해 독립적이고 성숙해질 수 있었고, 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걸 깨달았습니다."

문재인이 성인기로 접어들 무렵 한국으로 돈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1960년대부터 수출 주도형 기술, 자동차, 조선산업의 성장으로 한국 경제는 급성장한다. 학생 민주화운동가로 유명했던 그는 1980년 사법고시에 합격한다. 변호사로서의 명성을 얻은 그는 노무현 정부에 합류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오늘날 한국 경제는 GDP 기준 세계 12위의 경제 대국이 된 반면 북한은 구소련 스타일의 계획경제체제 안에서 정체되어 있다. 현재 2천 5백만 인구의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하나다.

문재인은 통일이 한국에게 천문학적 재정부담을 안기게 될 것임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그는 통일의 첫 단계는 경제협력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고, DMZ를 넘어 문화적 교류가 재개되기를 희망한다. “남북한 경제통합은 북한 뿐 아니라 한국에도 새로운 성장 엔진을 제공할 것이며, 한국 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입니다."


그러나 점진적 통일방안은 경제적 측면 뿐 아니라 생존 차원의 도전을 수반한다. 오늘날 비무장지대는 옛날처럼 단지 두 나라를 분리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소비지상주의가 펼쳐져 있는 자유분방한 남한과 스탈린식 독재주의자의 광기로 점철된 북한이라는 상반된 두 체제를 분리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역사상 유례 없는 불한당 같은 독재자가 중무장을 하고 스스로 고립되어 있는 북한이라는 나라와 인접해 있는 것이다. 한국의 지도자에게는 항상 김정은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라는 도전이 직면해 있는 것이다.

현재의 남북 관계는 나쁜 정도가 아니라 아예 관계 자체가 유지되지 않고 있다. 평양과 서울 간의 마지막 정상회담은 10여년 전에 있었고, 2013년 이후로는 DMZ에서의 공식 대화도 없었다. UN군이 북한 담당자와 대화하려면 확성기로 비무장지대 반대편에 있는 북한군에게 의사를 전달해야 할 지경이다. 문재인은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김정은이 비이성적인 지도자라고 해도 우리는 그가 북한을 통치하고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와 대화를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김정은이 고삐를 풀기 시작했다는 징후들이 몇 개 있긴 하다. 여전히 반대세력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있지만, 자유시장이 뿌리내리는 것을 허용했고 배급량이 적기로 악명 높았던 국가배급국을 철폐했다. 평양에 새로운 건물이 계속 들어서고 평판TV와 노래방기계가 흔해졌으며 주민들이 러시아워를 말하고 있다. 김정은은 2015년 신년사에서 남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이 문제는 핵이다. 김정은은 자신의 체제유지가 불안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핵무기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반복적으로 말하고 있다. 문재인은 김정은과의 대화는 "북핵 동결 또는 폐기와 같이 가시적인 결과가 확실하게 나올 수 있을 때만 가능"이라고 말했다.

문재인은 이와 같은 형태의 협상이 이루어진 현장을 목격했고 이 방식이 먹힐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며 2007년 이루어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주석의 역사적인 정상회담과 2003년부터 2009년까지 한국, 북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간 지속된 6자 비핵화회담을 조율한 바 있다.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로 6자회담이 종료되었고, 햇볕정책으로 인해 45억 달러가 북한으로 흘러들어가 무기 개발을 촉진시켰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문재인은 북핵 완전폐기, 평화조약 체결, 여기에 미국과 북한의 관계 정상화까지 언급한 2005년의 9.19 공동성명을 햇볕정책이 10여년간 지속된 고립과 비난 정책보다 낫다는 증거로 지목한다. "심지어 북한은 원자로의 냉각탑을 날려버리기까지 했습니다. 당시와 같은 단계적 접근 방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가 (2013년 오바마 정부 당시) 미국이 이란과 맺은 핵협정을 경멸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트럼프가 비슷한 협정을 협정불이행국으로 낙인되어 있는 김정은 정권과 체결할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그러나 문재인은 자신 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도 이미 전략적 인내라고 하는 오바마 정부의 정책은 실패했다고 인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방안을 취하자는 방향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면서 대화할 수 있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용주의적 관점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어려움 없이 더 많은 아이디어와 대화, 그리고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물론이다. 5월 1일 트럼프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을 만나면 영광일 것이라고 말했다.

몇 개의 안전한 대안도 있다. 트럼프는 현재 북한 무역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을 압박하여 중국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 및 은행에 조치를 취하게 하는 방식으로 평양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중국은 북한에 대해 아주 큰 영향력이 있습니다”고 그는 말한다. 그럴 수도 있지만, 최근의 북중 관계는 불신으로 점철되고 있다. 중국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북한 석탄 수입을 금지하는 전례 없는 UN 제재안에 서명했다. 중국은 북한을 제재할 더 많은 카드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2003년 김정일을 6자회담에 끌어들이게 한, 중국이 북한에 매년 제공하는 50만톤의 원유공급을 차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도 한계가 있다. 김정은 정권이 붕괴될 경우 북한 난민이 중국으로 대거 진입할 수 있다. 한국에는 28,500명의 미군이 주둔 중이며, 남북이 통일될 경우 미군이 중국 국경지대에 주둔할 수도 있다. 따라서 김정은은 중국이 북한의 붕괴를 초래할 정도의 압박은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버드케네디스쿨 한국연구 책임자인 존 박은 “이는 상대방이 당신의 패를 볼 수 있는 포커판에서 블러핑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라고 말한다.

미국이 군사 행동을 취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의 보복공격 외에도, 미국이 북한을 타격할 경우 미국의 아시아 안보동맹은 찢어지게 되고 아시아지역 국가들이 중국과 가까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트로이 대학 동아시아 전문가인 다니엘 핑크스톤(Daniel Pinkston)은 “미국 또는 어느 누가 북한 공격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미국의 북한 공격은 미친 짓입니다.”라고 말한다.

이들 모두를 고려할 때 문재인의 대북정책이 성공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문재인의 주요 대선 경쟁자이며 벤쳐회사로 큰 부자가 된 안철수는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보다 군사적인 접근방식을 선호한다. 여기에는 중국이 자국을 모욕하는 행위로 간주하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도 포함된다. 4월 29일 여론조사에서 안철수에 21% 앞서 있는 문재인은 사드의 한반도 전개를 차기 정부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말하며 보다 조심스런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과 안철수 둘 다 5천만 한국 국민이 군사적 분쟁의 1차 희생자가 될 수 있으므로, 미국의 북한 정책 결정시 최대 당사자인 한국이 소외되면 안된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젊은 세대는 북한과 친밀감을 거의 느끼지 못하지만 나이든 세대는 문재인처럼 통일을 열망한다. "어머니는 가족 중 유일하게 한국으로 탈출했습니다. 어머니 올해 연세가 90세입니다. 어머니의 여동생은 아직 북한에 살아계십니다.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은 동생을 다시 만나는 것입니다."

이는 전쟁을 넘어 평화를 바라는 수많은 남북한 국민들의 한결같은 소망이기도 하다.

이 기사는 2017년 5월 15일 TIME에 게재될 예정이다.


* 출처 : Time, http://time.com/magazine/asia/



이 기사는 지난 4월 19일 문재인 후보와의 인터뷰 기사 이후 기자의 관점에서 다른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정리하고, 문재인 후보의 발언은 필요한 부분만 인용하였다. 기자는 현재의 한반도 상황과 주변국 관계를 과거 사례와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본 결과 문재인 후보의 북한 접근방식이 상당히 일리있어 보인다고 쓰고 있다.

두 개의 TIME 기사를 번역, 정리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필자는 이 기사들이 현재 한반도 상황을 가장 잘 분석, 정리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전문을 번역, 게재하였다.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어 협상의 달인 트럼프 대통령과 한반도 문제를 긴밀히 풀어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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