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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트럼프의 협상전략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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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는 어떤 사람이고 그의 독특한 협상전략은 무엇인가? 그의 저서를 통해 트럼프의 협상전략을 들여다 보자.


* 사진 출처 : Business Insider, http://www.businessinsider.com/art-of-the-deal-trump-presidency-2017-4


필자는 작년 미 대선유세가 한창일 때 주변 사람들로부터 많은 핀잔을 들었다. 필자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것이고, 이것이 미국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해왔기 때문이다. 막말쟁이, 워싱턴의 무정부주의자, 미국꼴보...이것이 트럼프가 갖고 있는 일반적인 이미지일 것이다. 심지어 네이버 어학사전에서 트럼피즘을 검색하면 아래와 같은 결과를 볼 수 있다.

부동산재벌, 막말, 색마..그것이 진정 트럼프의 모습인가?

필자가 트럼프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는 보통 사람들에 비해 상당히 긍정적이다. 필자는 10년 전부터 트럼프의 저서 2권을 읽은 적이 있고, 트럼프가 대선후보가 되는 과정을 어렴풋이 지켜보며 그가 대통령 당선을 포함해 분명히 굵직한 일들을 해낼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따라서 나는 거의 대부분의 언론이 '트럼프 또 막말' 어쩌구 하는 기사들을 쏟어내도 거의 찬동하지 않는다. 

나는 트럼프가 매우 전략적인 사람이고, 누구보다 승부욕과 집념이 강한 사람이며, 무엇보다 웬만한 사람은 대적하기 어려운 월드클래스 협상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의 빛나는 업적으로 인해 그에 대해 대중과 언론이 갖고 있던 많은 단점들을 극적으로 해소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내가 트럼프를 찬양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의 팬이 아니고, 우익도 (그렇다고 좌익도) 아니다. 단, 트럼프는 초강대국 미국의 대통령이고, 그를 이해하지 않고는 미국과 한국의 미래를 전혀 예측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가 뱉어내는 말들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그의 행동과 전략의 상관관계를 최소한이나마 이해해 보자는 것이 이 글의 취지이다.

도널드 트럼프는 책을 17권이나 펴낸 사람이며, 분야도 부동산, 금융, 정치, 자서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필자가 읽은 책은 이 중 2권이다. 트럼프 전체 저서에 비해 작은 숫자이지만, 필자 나름의 팩트체크 정신에 의거, 이 두 권을 통해 트럼프의 면모와 협상전략을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도널드 트럼프 억만장자 마인드 Think BIG and Kick Ass in Business and Life

* 책 소개 및 목차 출처 : 네이버,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4466373

이 책은 2008년 경 당시 서점에서는 '부자 되기 위한 마인드' 라는 식으로 어필했었는데, 사실 원제와는 거리가 있어 순전히 마케팅 차원의 제목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필자는 이 책을 구입했었다. 그 이유는 직관을 믿으라고 하면서 행운도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하는 양면성과 저자의 자신감에 관심이 생겼고 (당시 트럼프는 전혀 유명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추진력과 집중력,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라는 긍정적인 내용이 마음에 들어서였다. 이후 트럼프의 대선 출마를 보면서 생전 처음으로 미 대선 TV토론회를 전회 시청하였는데, 10여년 전 읽었던 책 내용을 떠올리며 트럼프가 왜 대선에 출마했을까 곰곰히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은 목차만으로도 책의 흐름을 대략 알 수 있어 아래에 소개한다.

 

1장 당신은 부자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추었는가? 

당신의 부자 가능성을 알아보는 15개 질문

2장 오직 열정이다

돈을 넘어서는 목표를 찾아라/꿈꾸는 사람이 되지 말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라/지금 당신은 자신이 원하는 모습인가/외부 압력에 먼저 지치지 말라/혼자 잘났다고 자랑하지 말라/해야 할 일에 집중하라/실수로부터 배우는 배움의 공식/성공을 바란다면 절대 포기하지 말라/자녀에게 환상을 심어주지 말라/자신 있는 분야에 올인하라/현재의 나를 넘어서라/꿈만으로는 부족하다/자신의 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불안하다

3장 자신의 직관을 믿어라

느낌과 직관을 믿다/돈 안 푼 들이지 않고서 대박이 나다/많은 사람들이 직관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좋은 사람을 만나는 데에도 직관이 필요하다/악수는 약속이다/때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몰라서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직관을 파악하는 데도 연습이 필요하다/최적의 타이밍은 행운의 작용이 아니라 노력의 작용이다/직관을 더 자주 활용할수록 직관이 내는 소리를 더 정확하게 들을 수 있다

4장 행운도 만들어지는 것이다

운이 좋은 사람, 운이 나쁜 사람/열심히 노력할수록 더 많은 행운을 누린다/행운이 내 편일 때는 점잔을 빼거나 수줍게 숨지 말라/성공은 하룻밤 사이에 완성되지 않는다/당신 스스로 성공의 기회를 차단하지 말라/긍정적인 태도가 행운을 만들어 낸다/불확실한 결과에 모든 것을 드러내지 말라/행운이 끊임없이 당신을 찾아오게 하는 방법

5장 사람을 조심하라

당신이 성공하는 순간 사람들은 당신을 노린다/사람은 겉만 보고 알 수 없다/사람을 쉽게 믿지 말라/다른 사람으로부터 존중받는 가장 좋은 방법/어떤 사람을 곁에 둘 것인가/전체의 성공은 자신의 성공과 동일하다/모든 사람은 실수를 범한다/사람들에게서 최선의 결과를 기대하라/내 사람으로 만드는 방법

6장 부당한 취급을 받을 때는 격렬하게 맞서라

도움을 받으면 반드시 고마움을 표현하라/누군가 당신을 공격하면 더 강하게 반격하라/최대한 강력하게 급소를 노려라/당신 것을 빼앗기지 말라

7장 한 번 발생한 추진력을 절대로 잃지 말라

추진력을 읽어버리는 것은 숨쉬기를 멈추는 것과도 같다/추진력을 발휘하려면 요령이 필요하다/당신이 멈춰 서는 순간 추진력은 사라진다/끝까지 버티면 결국은 성공한다/문제를 피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 말라/더 강한 추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새로운 기회는 매일 같이 생겨난다

8장 다른 일에 한눈팔지 말라

돈 버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끊임없이 자신에게 희망을 주라/누구와 결혼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집중력을 잃으면 직장도 잃는다/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흔들리지 마라/인생의 승자가 되는 방법/생각이 너무 많으면 실패한다/집중력과 인내심은 습관이다/유연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라/스스로에게 족쇄를 채우지 마라/“아직 멋진 사람이 아니야.”

9장 자신을 사랑하라 

혼전계약서 없이 결혼하지 마라/불쌍한 폴 매카트니/당신의 돈과 재산을 지키는 안전장치/이메일 악수라도 꼭 하라

10장 크게 생각하고 과감하게 행동하라

일을 크게 벌이는 편이 성공하기 더 쉽다/남자와 여자의 매력은 자신감이다/최고를 노려라/의심을 버려라/자신을 긍정하는 허풍/작은 사람이 아니라 큰 사람과 친해져라/자신이 지니고 있는 수단을 최대한으로 이용하라/트렌드의 변화를 고려하라/자기 자신을 넘어서도록 하라/실패를 예상하라/루퍼트 머독과 워렌 버펫과의 만남


이 책은 어떻게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필자가 읽으면서 느낀 바는 전혀 그렇지 않다. 필자가 처음 놀란 것은 저자의 솔직함이다. 이 솔직함이라는 것은 어떤 팩트를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는 솔직함이라기 보다는, 자신이 걸어온 길과 주변사람들, 그리고 여성관과 결혼관 등에 대해 있는 그대로를 자신감 있게 피력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자신이 선량하고 약자와 국민만을 생각한다고 주장하는 일반 정치인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니다.

둘째, 그의 세계관과 조직구성안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통해 세상은 사악한 사람들로 가득한 잔혹한 곳, 인간은 재미삼아 살생하는 존재이므로 언제나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류학적 관점에서 볼 때 맞다. 그는 사람에게 많이 속기도 하고 피해도 많이 보았다고 털어놓는다. 이를 통해 조직에 대해서는, 구성원들 사이의 강한 연대감을 강조하고, 똑똑한 사람은 채용해도 믿지 말고, 충성심과 신의에 최우선의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고 말한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나는 트럼프가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사람들로 핵심조직을 구성하고 그들과 함께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왔다고 생각한다.

셋째, 그는 역경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해온 사람이다. 그는 이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죽지 않는다면 더욱 강해질 것이다. 나는 이 격언이 정말로 옳다고 생각한다. 1990년대 초 나는 파산 직전까지 몰리면서 나 자신에 대해 더욱 분명히 알게 되었고,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그 전보다 훨씬 더 나은 사람으로 변모할 수 있었다...추진력을 더욱 강하게 형성하는 방법은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더 어려운 도전과제를 제시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최소 4번 이상 파산을 경험했으나 이를 극복해낸 사람이다. 이를 위해서는 강한 의지와 지식, 전략, 네트워크 등 많은 개인적 능력이 필요하다.

* The Washington Post, https://www.washingtonpost.com/politics/2016/live-updates/general-election/real-time-fact-checking-and-analysis-of-the-first-presidential-debate/fact-check-has-trump-declared-bankruptcy-four-or-six-times/?utm_term=.0b5e93bbf615

* Snopes, http://www.snopes.com/2016/08/01/donald-trumps-bankruptcies/


당시 이 책을 통해서 필자는 트럼프가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을 짐작할 수 있었다. 당시로서는 대선에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나, 상당한 정치가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 한마디로 보통사람과 아주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많은 성공한 사업가와 재벌이 존재하지만, 트럼프는 뭔가 다르다. 복합적인 조사와 사고 없이는 그를 이해하기 어렵다. 트럼프는 그냥 배짱이 두둑하고 의지가 강하고 부지런하고 똑똑해서 성공한 사업가로 치부하기에는 뭔가 다른 것을 갖고 있다. 그것이 트럼프를 사업가로 끝나게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라고 말이다.

필자는 트럼프를 보면 역사책에 가끔 나오는 '측량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이는 흔히 이야기하는 상식에서 벗어난 예측불가형 이라는 말과는 틀리다. 그리고 트럼프는 만나보면 또 다른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막말하는 아저씨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거대한 무언가가 있다.

다음 글에서는 트럼프의 협상기술을 어느 정도 들여다볼 수 있는 그의 첫 책이자 베스트셀러, THE ART OF THE DEAL을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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