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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월스트리트의 모럴해저드가 도를 넘었다 - 평균물가목표제와 초장기 0금리로 월스트리트는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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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seeking to achieve inflation that averages 2 percent over time, we are not tying ourselves to a particular mathematical formula that defines the average. Thus, our approach could be viewed as a flexible form of average inflation targeting. Our decisions about appropriate monetary policy will continue to reflect a broad array of considerations and will not be dictated by any formula. Of course, if excessive inflationary pressures were to build or inflation expectations were to ratchet above levels consistent with our goal, we would not hesitate to act.

< 원문 : https://www.federalreserve.gov/newsevents/speech/powell20200827a.htm >


현지시간으로 지난 8월 27일 있었던 파월의 잭슨홀미팅 오프닝 연설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연준의 기본 인플레 목표였던 2% 이상의 물가상승을 용인할 것이라는 것은 보도를 통해 알았지만, 그 방법이 너무 이상했기 때문이다. 어떤 특정한 시점, 예를 들면 2분기 연속 평균이라던가 하는 시한을 정하지도 않고, 평균을 낸 물가상승률이 2%가 넘지 않으면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것이 연준의 입장이다.


만일 지난 분기 물가 상승률이 -1%였고 이번 분기가 5% 였다면 평균 2%이므로 금리 인상을 안한다는 것이다. 또 만일 평균치가 2%를 넘더라도 그것 또한 감안하겠다고 한다. 이것이 과연 정상인가?



미국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단행한, 나로서는 지금도 들을 때마다 위화감이 느껴지는 양적완화를 통해 상위 1%는 막대한 부를 쌓고 있다. 2016년 기준 미국 상위 1%의 부는 하위 90% 부를 모두 합친 것보다 2배 이상 많아졌다.



2016년 기준 한국 상위 10%의 연간 수익도 전체의 45%를 차지하며, 지금도 증가 중일 것이다.



애플 시총은 최근 2조달러를 돌파, 세계 GDP 8위인 이탈리아, 브라질을 뛰어 넘었다. 아마존 CEO 제프 베이조스의 재산은 올해 200조를 넘어섰다. 블룸버그는 "최악의 경기 침체로 수천만명이 실직한 올해 들어서만 베이조스의 재산이 567억달러 늘었다는 사실은 미국 경제의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사실 인플레는 이미 2008년부터 시작되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서민들의 물가가 아닌 상위계층이 소유한 자산가격이 빠르게 치솟는 자산 인플레 형태로 말이다. 그리고 파월의 이번 연설은 상위 10%의 자산가격을 계속 치솟게 하겠다는 말로 들린다. 연준이 물가가 올라도 금리를 낮추지 않겠다는 이상한 말을 하면서 그 이유로 고용을 언급한 것도 나에게는 단지 핑계로 들릴 뿐이다. 정치권에서 폭동과 갈등을 부추기고 선거에만 몰두하며 월스트리트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고 있다.


전 세계가 나서서 돈을 풀어도 인플레가 오지 않는 것은 서민들의 부가 없어지고 상위 10%의 부만 늘기 때문이다. 아마존 효과와 중국의 싼 제품 공급도 원인 중 하나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자산 가격만 폭등하고 서민들의 주머니가 얇아지니 대다수 국민들의 구매력이 약해져 인플레가 오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 연준이 나서서 자산 인플레를 정당화하며 상위 1%의 부를 더 크게 챙겨주고 있다.



2010년 기준 미국 상위 1%의 연간 수입은 전체의 24%에 달했고, 이는 대공황 직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올해는 이 숫자가 더욱 커졌을 것이다. 탐욕이 지배하던 세상이 공황으로 치닫는 것은 순식간이다.


연준이 인플레와 싸우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는 경제 생태계를 완전히 망가뜨릴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정부가 주도하는 국채와 예금금리가 0이므로, 돈은 주식같은 위험자산 뿐만 아니라 금, 은 등 안전자산에도 동시에 쏠리고 있다. 그러나 위험자산인 주식은 경제가 장기간 활성화되지 않으면 반드시 폭락하고, 폭락하지 않아도 서서히 밸류에이션에 맞춰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자산가격의 거품이 붕괴되고 돈은 정부와 주식을 믿지 못해 안전자산과 원자재 등에 쏠릴 것이다. 이것은 곧 공황을 의미한다.


이런 사태가 당장 오지 않더라도, 미국의 이러한 도덕적 해이는 결국 제조업과 실물경제가 튼튼한 아시아에 경제패권을 내주게 될 것이다. 연준 의장의 스피치를 보며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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