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

일본의 G20 외교를 발라버린 판문점 남북미 회동 - 외교천재 문재인과 대인배 트럼프

반응형


이전 글에서 이어집니다.

[시사] - 문재인 4월 19일자 타임 기사 전문

[시사] - 문재인 5월 4일자 타임지 기사 전문

[시사] - 문재인과 트럼프가 생각보다 빨리 한반도에 평화와 발전을 가져올지도 모른다

[시사] - 보수가 감춘 역사 (1) - 코리아게이트와 프레이저 보고서

[시사] - 보수가 감춘 역사 (2) -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누구의 작품인가


실질적인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며 초강대국 미국에게 주연을 양보하고 최고의 실리를 거둔 대한민국 외교의 쾌거 - G20으로 잔치상 차린 일본을 발라버리고 전 세계의 이목을 판문점에 집중시켜 한반도 평화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북미 교착상태를 타개하며 트럼프에게 선거용 이벤트까지 제공한 초특급 이벤트를 펼치다


불과 2년 전 한반도가 극단의 긴장으로 치달을 무렵, 필자는 위의 문재인과 트럼프가 생각보다 빨리 한반도에 평화와 발전을 가져올지도 모른다 라는 글을 통해 문 대통령의 지략과 트럼프의 실행력으로 인해 생각보다 빨리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될 것이라 내다봤었다. 필자는 트럼프에 관한 글들을 통해 트럼프가 보통 사람이 아니며 상당히 전략적이고 실행력이 강한 사람이라고 말해 왔다. 트럼프가 대선에서 힐러리를 누르고 당선될 것이라고 말해오기도 했었다.

당시 상황에서 한반도 운전자론을 들고 나온 문 대통령에 대해 한국 내 보수라는 해충들과 기레기들은 여느때처럼 난리를 쳤지만, 그들에게 1도 신경 쓰지 않는 필자는 문 대통령의 스타일상 대한민국의 외교 능력을 극대화시킬 것이라 장담했었다. 그리고 어제 엄청난 하나의 결실이 이루어졌다. 외교천재 문재인의 명성이 세계에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케미가 잘 맞는다. 트럼프는 사람을 중요시하면서도 상대방의 인격에 따라 대응이 달라지는 스타일이다. 상대방을 염두에 두고 딜을 즐겨 하는 그의 스타일로 볼 때 장사꾼 같은 속물보다는 문 대통령처럼 뚝심 있고 온화하며 강단 있는 사람은 트럼프에게 큰 신뢰감을 안겨줄 수 있는 타입이다. 딜에 있어서 장난을 치지 않고 한 말을 지키며 지키지 못할 말은 아예 하지 않는 문재인 같은 스타일을 트럼프는 좋아한다. 문 대통령은 인격과 상대방에 대한 예를 중요시하는 타입이라 누구에게나 공손하고 따뜻하게 대하지만, 노련한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의 눈에는 문 대통령이 갖고 있는 내공이 한 눈에 보였을 것이다. 이 두 사람의 케미가 2년 전 극단으로 치닫던 한반도를 평화 구도로 바꿔 놓았고, 어제는 남북미 3자가 판문점에서 만나 실질적인 북미 3차 회담을 하는 실질적인 성과를 이루어 내었다.

짧지만 엄청났던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은 순간 순간이 드라마였다. 기업인들과의 만남, 한미 정상회담 등 공식 일정을 서둘러 마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짧은 기자회견을 한 후 곧바로 DMZ로 출발했다. 1분도 아까운 듯이 움직인 두 정상은 마치 재로 잰 듯 시간을 지키며 DMZ로 향했고, 이곳을 방문한 미국 대통령 최초로 방탄복도 입지 않은 정장 차림으로 오울렛 초소를 방문했다. 필자의 눈에도 이 장면 자체가 모든 것이 확정적으로 보였다. DMZ, 38선은 더이상 긴장 지대가 아니다라고 두 정상이 몸으로 어필할 정도로 북한과의 사전 조율이 끝났다는 증거였기 때문이다. 국경에서 불과 25미터 떨어진 초소에 두 정상이 양복만 입고 올랐고, 북측 지역에서는 어떠한 미동도 없었다. 브리핑에 참석한 한, 미 군 관계자들도 모두 가벼운 군장을 착용했다. 아름다운 각본의 시작이었다.


사실 6월은 일본 외교가 부각을 나타낼 수 밖에 없는 때였다. 오사카에서 6. 28 ~ 29 이틀간 G20이 열렸기 때문이다. 아베는 7월에 있을 참의원 선거에 대비해 G20에서 한껏 광을 팔 예정이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아베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19세기식 외교를 고집하는 아베는 다자회되고 있는 세계 질서에 적절히 대응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달 전 트럼프를 일본으로 초청한 아베는 노년 보수층의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 갖가지 이벤트를 펼쳤다. 전통을 무시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자리를 만들어 트럼프와 함께 스모를 관람하고, 트럼프가 우승자에게 트로피를 수여하게 하기도 했다.

한국 만만치 않은 일본의 틀딱들은 이 모습을 보며 국뽕에 취했고, 지금의 일본을 있게 한 미국 대통령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역사상 최초로 스모를 관람한 자신들의 수상을 우러러 보았다. 분명히 그런 타겟들에게 이 이벤트는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미일 정상회담 전중후 내내 일본을 통상적으로 압박했고, 아베의 요구 중 단 하나, 미일 무역협상을 참의원 선거 이후로 미룬다는 것만 들어주었다. 그러나 트윗으로 농산물이 중요 쟁점이 될 것임을 써버려서 아베를 깜짝 놀라게 했다. 농촌의 노년층이 주요 지지기반 중 하나인 아베에게는 깜놀할 뉴스였다.


G20에 올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을 굳이 한 달 전에 초청해 골프와 스모 관람 등 협상보다는 갖은 아부와 이미지 선전용 이벤트를 펼쳤던 아베는 결국 아무 것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아베에게 더 큰 비극은 G20 직후 한국을 찾은 트럼프와 문재인의 케미에 의해 만들어졌다. 모든 외신을 장식한 DMZ에서의 남북미 만남이 그것이었다. 이 역사적인 순간이 일어나기 직전까지도 일본은 외교천재 문재인을 모르고 참의원 선거를 위해 일본인들의 혐한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중이었다. 북미 대화에 한국이 빠지라는 북한의 메시지까지도 인용하며 한국은 문 대통령이 G20에서 완전히 고립되었다고 뉴스를 뽑아댔다.



이것은 매우 의도적인 것으로, 일본은 G20에서 아베가 한국 문 대통령을 제외한 19개국과 정상회담을 한다며 G20 시작 며칠 전부터 기사를 도배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문 대통령이 외교 참사를 일으키며 스스로 고립의 길을 걷는다는 것으로, 한반도 기레기들은 이 기사를 신나게 퍼나르며 외교 참사임을 극대화시키려 했다. 아베가 열일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G20 기간 중 만나는 국가들을 빨간색을 쳐가며 빨아주기 바빴다.


사실 일본의 이런 보도들에는 결정적인 장면들이 빠져 있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전략적으로 일본을 태평양 방위라인으로 삼았는데, 이는 1950년 애치슨 라인에서 공식화되었다. 한국은 동북아의 완충지대로 일본을 방위하기 위한 전략기지 정도의 수준으로 생각했고, 그래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도 일본이 피해를 입으면 안되었다.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서 일본을 항상 1순위로 여기는 것은 이러한 전략적 구상 때문이다. 이로 인해 미국은 일본을 고정환율제라는 환율 특혜와 수출주도형 국가 모델을 적용하여 경제적으로 부흥시키고, 그 경제력을 바탕으로 미국 대신 동북아 지역의 방위라인 형성에 들어가는 막대한 국방비를 충당하게 한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부터 시작된 이 전략은 잘 먹혀들었고, 한국전쟁으로 일본 경제가 막대한 수혜를 입고 부흥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한국에 수출주도형 국가 모델이 적용된 것은 일본보다 훨씬 후인 1960년대 말부터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러한 전략안보상 일본의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애국자로서 일본을 증오하는 감정을 갖고 있는듯 하다. 그는 위의 트윗처럼 선전포고 없이 진주만을 공격해 수많은 미국인을 죽인 일본을 혐오하며, 미국이 키워준 경제력으로 미국 부동산과 회사들을 사재기했던 일본을 결코 좋게 보지 않는다. 게다가 아베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상대방의 마음을 얻어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려는 음흉한 스타일이니 트럼프가 좋아할 리가 없다. 아니 오히려 매우 싫어할 것이다. 아래 사진처럼 백악간에서의 정상회담 후 레드카펫에서 아베 내외를 밀어내고 사진을 찍은 것처럼 말이다. 엄청난 외교적 결례이나 트럼프는 공식 석상에서도 일본 수상을 같은 레드 카펫에 세우기 싫어할 만큼 노골적으로 일본과 아베에게 감정이 좋지 않은 것이다. 

이 사진을 찍는 과정을 유튜브에서 영상으로 찾아 보라. 트럼프는 단호하게 아베에게 No! 라고 말하며 카펫 위로 올라오려는 아베를 밀어낸다. 이것이 일본과 아베의 현실이다. 미국 민주당을 비롯한 수많은 씽크탱크 조직에 돈을 뿌려 지일파를 만들어온 일본으로서는 뜻밖에 일본을 싫어하고 경계하는 미국 대통령을 만나게 된 것이다. 필자는 무역 협상에서도 트럼프가 일본에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 본다.


세계언론자유지수(Worldwide press freedom index)에서 무려 68위를 기록할 정도로 (한국은 41위) 언론 통제가 심한 일본 내에서도 아베의 실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있다. 위는 오늘자 일본 한 매체의 기사인데, 아베가 최근 노후자금으로 1인당 2억원이 필요하다고 발표한 것을 비롯, 이번 G20에서도 성과가 전혀 없었고 푸틴과의 북방영토 협상에서도 얻은 것이 전혀 없다며 비판하고 있다. 기사의 제목도 "사회상식과 존재감이 없는 아베 수상의 미언(그럴듯해 보이지만 의미가 분명하지 않은 말)" - 그래서 김정은도 상대하지 않는다" 이다. 겉만 화려하지 실속이 전혀 없는 아베 외교를 대놓고 비판하며, 판문점에서 미국, 북한, 한국의 3국 정상이 만나는 것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꼬집고 있다.


전통적인 미일 동맹의 뒤에서 문재인은 최고의 기지를 발휘했다. G20과 그 직후 판문점 쇼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을 필두로 한 청와대는 중국, 러시아와 교감하며 판문점 쇼를 기획했다. 최근 펼쳐진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 행보는 아래와 같다.


6.13 노르웨이 오슬로 선언 - 동북아 냉전 완전 해체

<Breaknews, 2019. 6. 13, http://www.breaknews.com/sub_read.html?uid=661155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3국 방문시 오슬로 선언을 통해 동북아 냉전의 완전 해체를 선언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 물론 기업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실리 외교도 전개했다.


6.20 북중 정상회담 이전부터 중국 측과 교감 - 북중, 한미 정상 회담을 통해 북미 협상의 돌파구 마련

특히 청와대는 21일 마무리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동북아를 무대로 한 '비핵화 연쇄외교'의 시작을 알릴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공식 입장문에서 "북중 정상회담과 조만간 개최 예정인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대화 및 협상이 조기에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북중 정상의 만남과 내주로 예상되는 한미 정상의 만남을 발판 삼아 북미 간 핵 협상 교착 상태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연합뉴스, 2019. 6. 21, https://www.yna.co.kr/view/AKR20190621131451001?input=1179m>


6. 28~29 G20에서 중국, 러시아 정상 잇따라 만나 한반도 비핵화 강조

<연합뉴스, 2019. 6. 21>


6월 한 달 간 숨가쁜 외교 일정을 소화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유럽, 일본, 판문점을 오가며 세기의 쇼를 펼쳤다. G20은 판문점 회담에 의해 아예 잊혀졌고 일본은 G20의 성과를 보지 못했다. 잔치는 일본이 벌이고 중국, 러시아는 일본의 요구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미국은 일본에 판문점 회담을 알려주지 않았다. 문재인은 큰 한 방으로 모든 이슈를 잠재우고 한국의 역할을 부각시키며 다시 한 번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큰 신뢰를 얻었다. 트럼프는 한미 동맹이 어느 때보다 굳건하고 문 대통령과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문재인은 트럼프에게 한반도의 피스메이커 역할을 부각시키고, 트럼프는 짧은 방한 기간 중 판문점 회담 뿐만 아니라 오산 기지에서 선거 유세처럼 보이는 장병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극대화시켰다. 미국 언론은 판문점 회담으로 도배되며 미국 민주당의 선거 유세 열풍을 잠재워 버렸다. 자신의 외교 일정을 선거용으로 활용한 트럼프는 밋밋한 G20을 버리고 한국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문재인은 G20에서의 일본의 홀대를 완전히 날려버리고 역대 최초로 한미 관계를 미일 관계보다도 격상시키는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G20 직후 한국을 찾은 트럼프의 일정과 스케쥴은 문재인과 트럼프의 케미가 만들어낸 신의 한 수였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감보다 국익을 선택한 문재인 대통령에 의한 한국 외교의 역대급 승리였다. 문재인의 지략과 인격, 트럼프의 결단력과 전략, 그리고 두 사람의 열정과 체력에 박수를 보낸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