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

한국,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일본 앞질러..고용분야 최초 10위 달성

반응형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매년 발표하는 2019년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이 28위를 차지했다. 작년 28위에서 1위 밀렸지만 대부분의 선진국과 비교할때 하락폭이 매우 적은 편이다. 일본은 2018년 25위에서 2019년 30위로 밀려나 한국이 4년만에 일본을 앞지르는 성과를 올렸다.

한국은 평가가 시작된 1997년 이래 IMF 직후인 1999년 41위로 최하위를 기록했으나 (보통 63개국을 평가함), 김대중 정부 들어 벤처기업 육성 정책 등이 효과를 발휘해 단숨에 29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일본은 1997년 17위였으나 계단식으로 하락해 2010년 27위로 급격히 하락했는데, 2009년 17위에서 무려 10계단이나 하락한 것은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한 글로벌 경제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일본은 미국처럼 양적완화 정책을 시도하는 등 좌충우돌하다 급격한 부채 증가 등 역풍을 맞은 반면, 한국은 국내경제의 체질을 단단히 하는데 중점을 두어 이를 기반으로 2010년부터 외풍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그러나 한국은 지난 9년간의 보수정권 시절 건설경기 부양에 기대 수치 방어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 가계부채, 자영업자 부채가 급격히 증가하였지만 건설경기 외 내수는 바닥을 쳐 22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순위가 다시 29위로 무려 7계단이나 하락하였다. 그러나 작년 27위로 살짝 반등하였고, 올해는 28위로 꽤 선방한 편이다.

같은 기간 미국은 1위에서 3위로 2계단이나 밀려나 경제대국으로서의 자존심을 구겼고, 중국 역시 13위에서 14위로 한 계단 하락했으나 올해는 미중 무역협상으로 인한 경기위축으로 더 큰 하락세를 보일 수도 있다. 올해는 중동 국가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그러나 일본은 25위에서 무려 5계단이나 하락한 30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막대한 빚을 내서 경기를 부양하는 아베노믹스가 한계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위 그림은 연합뉴스에서 기획재정부의 자료를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상위 10위를 살펴보면, 홍콩, 싱가포르 등의 자유경제국가들이 1, 2위를 차지했고, 미국을 제외하면 상위권 국가들은 거의 북유럽 복지국가들임을 알 수 있다. 국가경쟁력에는 시장규모를 평가할때 인구가 중요 지표로 작용하므로, 막대한 인구를 지닌 중국이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한국의 국가경쟁력 수치를 항목별로 살펴보면 중요한 지점이 눈에 띈다. 우선 우상단 표에서 가장 순위가 낮은 것이 국내로 들어온 직접 투자로, GDP의 1.1%로 49위에 해당한다. 즉 2018년에는 국내 기업 및 해외 기업이 한국에 투자한 비용이 매우 적었다. 놀라운 것은 한국의 GDP가 무려 세계 12위라는 것인데, 작년 실질 GDP 성장률은 2.7%로 30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신흥공업국이나 오일달러로 투자할 여력이 많은 중동국가들을 제외하면 매우 선전한 것으로, 수출주도형 국가 중에서는 최상위권이다. 반면 인플레율과 실업률은 각각 17위, 18위를 차지해 국가경쟁력에 비해 무려 10위나 높았다. 이것은 작년 정부가 인플레와 고용 정책에 성공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중간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도표를 살펴보면, 경제분야에서 53위로 최하위권을 차지한 것이 바로 물가다. 한국의 비싼 물가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데, 이것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반면 내수가 16위, 고용이 10위를 차지해 대조를 보인다. 특히 고용은 북유럽 선진국에 버금가는 순위를 차지해 주목된다. 정부 효율성 분야에서는 사업관련 법규가 50위를 차지해, 개선될 여지가 많음을 보여준다.

사업 효율은 대부분 순위가 낮은데, 특히 재벌의 세습과 갑질 등으로 악명 높은 경영방식이 47위로 매우 낮은 순위를 보였다.

주목할 점은 한국의 과학 인프라가 무려 3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이 정부가 주도하는 과학분야 투자는 전세계 최상위권임을 보여준다. 과학 분야에 투자되는 이런 막대한 자금은 투명하게만 운영된다면 미래 큰 결실로 다가올 수 있다. 반면 건강과 환경 분야가 32위로 헬쓰케어 분야에서 여전히 개선될 여지가 많음을 보여주었고, 교육이 30위로 극성에 가까운 교육열과 사교육비 지출에 비해 실제 경쟁력은 낮은 수준임을 보여 준다.

이 순위들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국가경쟁력 상위권 분야

 국가경쟁력 하위권 분야

 과학 인프라 3위

고용 10위

내수경제 16위

세금정책 18위

기술 인프라 22위

기초 인프라 23위

 물가 53위

사업관련 법규 50위

기업경영방식 47위

국제무역 45위

사회안전망 39위

기업 생산성 및 효율 38위

과학 인프라 3위는 그렇다치고 고용 10위, 내수경제 16위라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숫자이다. 기레기들의 말장난과 전혀 다른 결과이기 때문이다.


위 그림에서 상단의 표는 가장 개선된 분야와 후퇴한 분야를 뽑아 놓은 것이다. 주목할 점은 정부 재정의 개선이다. 개선된 분야 1위를 차지한 정부 재정을 보면 2018년에 비해 무려 8배 이상 흑자로 전환했음을 알 수 있다. 또 노동자 동기유발이 많이 개선되었고, 회사 신규설립, 공공분야 계약건수, 자본시장, 벤처캐피탈, 부패, 신용 등 주요 항목들이 모두 크게 개선되었다.

후퇴한 분야를 살펴보면 환율 안정성, 실제 성장률이 낮아진 것이 1, 2위를 차지했는데, 환율은 든든한 외환보유고에 비해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환율 급변동이 원인이고, 실제 성장률은 수출주도국가로서 뼈아픈, 특히 반도체 수출액 급감으로 인한 영향이다. 특히 첨단기술 기반 수출이 50% 정도나 줄어 반도체 수출이 부진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회적 응집성 역시 상당히 약화되었는데, 국론을 분열시켜 자신의 사익을 취하려는 미개한 정치인들에 의한 영향일 것이다. 이 외에 여행수지, 노동분야 규제, 1인당 실질 GDP 성장률 등이 악화된 것으로 나온다.

위에서 언급한 수치들과 비교해보면, 내수시장 16위, 고용 10위 대비 실질 GDP 성장률 후퇴는 결국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액 감소로 인해 발생한 것이며 내수와 고용은 이런 대외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크게 선전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하단의 그래프는 한국의 국가경쟁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이다. 이는 개인적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지금까지 언급한 실제 숫자와는 구분지어서 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응답자들은 한국의 높은 교육수준, 인프라, 숙련된 인력, 경제의 역동성, 강력한 R&D 문화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반면 노사협의, 세금, 정책의 안정성과 예상 가능성, 기업 지배구조, 친기업 환경, 자금조달, 정부의 경쟁력, 법률 환경의 효율성, 비용 경쟁력 등은 경쟁력이 약하다고 꼽고 있다. 즉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인력, R&D에 대해서는 매우 만족하나,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와 법적인 비효율성, 자금 조달, 비용 경쟁력 등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IMD가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 보고서가 나오자 역시나 기레기들은 경제 폭망 프레임에 걸 수 있는 것들만 뽑아서 쓰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필자가 직접 보고서를 들여다 보니 긍정적인 수치가 훨씬 많다. 고용분야 10위, 내수 16위가 가장 돋보이고, 일본을 국가경쟁력에서 앞선 것도 매우 중요하다. 기레기들의 기사 논조나 일반적인 인식으로는 일본의 국가경쟁력이 한국보다 20계단 정도 높아야 정상일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팩트체크가 필요하다.


[시사] - 보수가 감춘 역사 (1) - 코리아게이트와 프레이저 보고서

[시사] - 보수가 감춘 역사 (2) - 경제개발계획은 누구의 작품인가

[시사] - 촛불혁명, 과연 혁명이라 부를 수 있는가? (1)

[시사] - 소득주도성장에 관한 해설서 (1) 서론 : 소득주도성장은 국민소득증진정책이며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다

[시사] - 디바이드 앤드 룰에 관한 해설서 - (3) 영국 극우의 부상 1편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