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는 무엇인가.
미국은 왜 사드 배치를 끈질기게 요청했나?
중국은 왜 사드 배치에 그토록 반대하는가?
사드, 그 실체를 조명해 본다
* 사진출처 : Business Insider, http://www.businessinsider.com/thaad-missile-defense-systems-south-korea-usa-2015-10
필자는 사드(THAAD :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가 이슈화되던 시점부터, 중국과 러시아는 필사적으로 한반도 사드 배치에 결사적으로 반대할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사드에 대한 정확한 실체규명 없이 중국의 보복이 대국답지 않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한국의 비용부담을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등 사드로부터 파생된 이슈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니다. 이는 물론 대한민국 국방부의 안이한 태도와 해명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이에 필자는 사드의 정확한 실체와 함께 왜 중국과 러시아가 사드의 한국 배치에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원인을 나름대로 분석, 제시하고자 한다.
1.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의 정의
최소 5,500 km 이상의 사거리를 갖는 유도미사일로, 당초 핵무기 탑재를 전제로 개발되었다. ICBM에 탑재된 전례는 없으나 재래식, 화학무기, 생물학무기도 탑재 가능하다. 최근에는 미사일 한 발로 동시에 복수의 표적을 복수의 탄두로 공격이 가능한 (즉, 복수 표적을 각각 핵무기 + 생화학무기로 동시 공격이 가능한) MIRVs(multiple independently targetable reentry vehicles) 기술이 개발되었다. 이 중 단거리 탄도미사일 (SRBM : short-range ballistic missile) 사거리가 1,000 km에 달하고, 가장 사거리가 짧은 전역 미사일(TBM : theatre ballistic missile)도 사거리가 300~3,500 km에 달한다. THAAD가 과거 전역 고고도 지역 방어 시스템(Theater High Altitude Area Defense)이라고 불리운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즉, 전(쟁영)역에서 아군 지역을 보호하기위해 고고도에서 적 미사일을 격추시키는 체계에서 발전되어온 것이 사드이다. 이 외에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1,000~3,000 km,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이 3,000~5,500 km의 사거리를 갖는다.
현재 위키피디아에 등록되어 있는 전세계 탄도미사일 종류는 미국 1종 (9종 개발 8종 퇴역), 인도 1종, 러시아 7종 (15종 개발 8종 퇴역), 중국 4종, 이스라엘 1종, 북한이 아래의 3종이다. 즉, 현재 단 5개국만이 탄도미사일 보유국으로 분류되며 이중 하나가 북한인 것이다.
Taepadong-2 (6,700 km) (North Korea), KN-08 (1,500-12,000 km) (North Korea), KN-14 (allegedly 8,000-12,000 km) (North Korea)
* 출처 :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Intercontinental_ballistic_missile
필자는 이 사실로부터 미국의 우방 중 유일하게 한국이 탄도미사일 보유 5개국 중 미국을 적대시할 수 있는 3개국, 즉 중국, 러시아, 북한에 지리적으로 초근접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NMD)
(1) 지상 중간궤도 방어체계 (GMD : Ground-Based Midcourse Defense) : 지상 발사 요격 미사일(GBI : ground-based interceptor)과 레이더를 기반으로 하며 현재 미국 알래스카, 캘리포니아에 실전 배치되어 있다.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국(MDA : Missile Defense Agency)은 2014년 30기의 GBI를 운용 중이었으며, 2016년 예산에 2017년 14기의 추가 GBI 도입이 반영되어 있다.
(2) 이지스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Aegis Ballistic Missile Defense System) :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의 주창에 의해 미 전함에 SM-3 미사일이 탑재되며 시작되었으며, 현재 일본과 호주 해군에 의해서도 운용 중이다. 즉 일본과 호주 해군은 이미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 오바마가 미사일의 지상방어체계보다 정밀하지 않은 해상방어체계로 전환한 것은 동맹국들의 협력부재때문이었다는 비판이 있었다.
(3) 사드 (THAAD) : 성층권에서 대기권으로의 진입단계 또는 대기권 상층부에서 지상발사 요격미사일로 탄도미사일을 격추시키는 방어체계.
(4) 공중요격 (Airborne systems) 및 기타 : 미사일을 발사단계에서 레이저무기 등으로 무력화시키는 방안으로 보잉의 YAL-1이 시험한 바 있으나 폐기되었다. 현재 다른 방안이 연구 중이다.
* 출처 :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United_States_national_missile_defense#cite_note-WSJ20120717-28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는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국(MDA : Missile Defense Agency)에서 총괄하며, 위의 4가지 체제로 구성되는 복합적이고 다중적인 방어체계이다. 이는 미사일의 탐지에서부터 요격까지 입체적인 정보망을 중심으로 수행되며 최첨단 레이더와 요격무기의 조합으로 아군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필자는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이지스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로 전환한 이유에 주목한다. 왜 당시 동맹국들은 자국 내 NMD 전개에 반대했는가?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었으며, 이는 NMD 가입이 국익에 상당한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시사하는 것은 아닐까? 지금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심각한 보복조치를 당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2014년 국방백서에 의하면 북한은 야포 8,600여문, 다련장/방사포 5,500여문, 지대지유도무기 100여기를 보유하고 있다. 육군병력만 102만여명에 이른다. 즉, 북한이 수도권 타격을 위해 굳이 탄도미사일을 사용할 필요 없다는 것은 오랜 상식이다. 이런 북한이 이미 1954년부터 핵개발을, 1970년대 초반부터 탄도미사일 개발을 해온 것은 당연히 핵과 장거리미사일 보유가 가져오는 국력과 국제적 지위를 노린 포석이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핵개발이 막바지 단계라 탄두를 소형화해서 미사일에 실어 쏘면 대책이 없지 않느냐고 주장하는데,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이미 전술핵이나 소형 핵탄두를 재래식 야포와 지대지 미사일 등에 장착해 발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즉 탄도미사일의 개발은 핵을 보유한 나라 입장에서 훨씬 먼 거리에 있는 적국을 타격하기 위한 수단이며, 이로 인해 국력과 국가간 협상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위에 기술한 NMD를 미사일 발사단계부터 순서대로 나열하면 4,2 - 1 - 3 (이지스 방어체계도 미사일 발사단계에서 무력화시키는 수단임)이 된다. 이것이 미국과 한국 정부가 주장하는 사드의 배치 이유가 된다. 대다수 여론과 정치권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즉, 사드는 탄도미사일이 발사-상승-정점에서 하강하는 단계에서 요격하는 체계이므로 북한 미사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는 방어무기라는 것이다.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사드는 애초부터 전역 방어용으로 개발되기 시작했고, 미사일 하강국면에서 이를 요격하는 무기가 맞다. 그러나 사드는 NMD의 일부이므로 사드 도입은 곧 한국이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에 편입된다는 것이며, 이는 사드의 핵심요소인 X밴드 레이더의 강력한 탐지력으로 얻어지는 모든 정보가 실시간으로 미군과 우방(일본) 전산망에 송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을 비롯한 우방이 최소 2009년부터 시작된 미국 NMD의 자국 내 육상전개 요청에 반대해 왔고, 다른 우방은 아직까지도 육상전개를 하지 않고 있는 이유를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사드는 어디까지나 탄도미사일 요격체계이다. 한두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이야 방어가 가능하겠지만, 북한이 보유 중인 약 14,000여문의 야포, 다련장, 방사포를 방어할 수 있는 무기가 아니다. 즉 한국 입장에서 사드 배치는 상당한 넌센스이다. 미 의회 청문회에서도 사드로 북한의 다련장, 지대지미사일 등을 방어할 수 없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미국이 강력하게 한국에 사드배치를 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사드에 장착된 레이더는 엄청난 능력을 갖고 있으며, X밴드 레이더의 육상전개, 특히 한반도 영토에 전개하는 것으로 미국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의 엄청난 이득을 얻게 된다. 한국 내 자칭 보수라는 사람들의 심리나 주장을 뒤로 하고 미국이 원하는 진실을 찾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3. 카타르와 일본의 사례
해외 사례를 살펴보자.
월스트리트저널은 2012년 미군이 카타르에 미사일 탐지용 비밀레이더기지를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이 레이더의 목적은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 즉 이란의 미사일로부터 유럽과 이스라엘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미 고위 관계자가 말했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현재 월스트리트저널 유료화정책 때문인지 직접 인용은 어렵고 아래의 출처를 포함한 다수의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출처 : Israelhayom, http://www.israelhayom.com/site/newsletter_article.php?id=5101
또한, 미국과 일본은 북한 미사일 감시를 명분으로 2012년부터 일본 영토 내에 지상레이더기지 설치를 합의했고, 로이터에 의하면 2014년부터 이미 운용 중이다. 당시 워싱턴포스트는 이 레이더가 미국에 탄도미사일 뿐만 아니라 매우 정교한 함정궤적까지 제공할 것이라고 전하면서, 중국의 해상군사활동을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필리핀도 오바마 정부에 정밀한 해상감시를 위해 비슷한 수준의 X 밴드 레이더장비를 제공할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 출처 : Washington Post, https://www.washingtonpost.com/world/us-and-japan-announce-shared-missile-defense-system-expansion/2012/09/17/7c6ab77e-0086-11e2-9367-4e1bafb958db_story.html?utm_term=.7f61299d59f5
Reuters, http://www.reuters.com/article/us-china-japan-usa-idUSKCN0IC16P20141023
위 사례로부터 우리는 X 밴드 레이더가 얼마나 정교하고 광범위한 레이더인지 알 수 있다. 날아오는 미사일의 표면적은 매우 작으므로, 이를 감지하고 격추하기 위해서는 매우 정밀한 레이더가 필수임은 당연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카타르와 유사한 사례라고 필자는 생각해 왔다. NMD 자체가 미국 보호 수단이며, 더 나아가 우방(일본과 일본 내 미군) 보호 수단이기 때문이다. 보수와 안보를 자칭하는 세력들이 이를 국내정치용으로 활용하는 것이야 좋다고 해도 정확한 실체 규명과 국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사드를 믿는 것은 잘못이다.
추후 다루겠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국면에서도 국민 정서와 여론, 절차를 무시하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일본 대사가 와서 사인할 정도로 급하게 처리한 것도 필자는 일정부분 사드 배치와 연관이 있다고 본다. 실질적으로 한반도 정세와 국익에 큰 손실을 불러오면서까지 체결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은 사드로 얻어지는 정보를 일본에 직접 전달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보이며, 박근혜 정부의 믿음과는 달리 미일 공조와 로비가 오랜 기간 펼쳐졌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한심한 국내 일부 언론들은 아래 기사들처럼 친일적 성향을 유감없이 발휘해 주고 있다. 일본 우익이 주장하는 한반도 유사시 시나리오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고 심지어 전 일본대사가 한미 협력이 일본 안보의 기본이라고 대놓고 말하기도 했다.
* 참고 : 신동아, 한반도 유사시 일본 협력 긴요, http://shindonga.donga.com/3/all/13/807093/2
연합뉴스, 前주한일본대사, "한미 협력이 일본 안보의 기본",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12/07/0200000000AKR20161207032800014.HTML?input=119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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