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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

인류 최초의 신전, 괴베클리 테페(Göbekli Tep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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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종교, 신앙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나? BC 10,000년 경 지어진 인류 최초의 신전, 괴베클리 테페(Göbekli Tepe)가 기존의 모든 학설을 뒤집었다. 스톤헨지보다 무려 7,000년을 앞서는 괴베클리 테페를 살펴본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인류 최고의 문명은 BC 3,000년 경 존재했다는 4대 문명이라고 알고 있다. 과연 그럴까?

그렇지 않다. 오늘날 우리가 4대 문명이라 알고 있던 문명은 그냥 그 지역에 있던 문명일 뿐, 이보다 훨씬 앞서고 발달된 문명이 세계 곳곳에서 발굴, 연구되고 있다. 오늘은 그 중 가장 유명한 터키의 괴베클리 테페를 소개한다.



터키어로 배꼽언덕(또는 배불뚝이언덕)이라는 뜻의 이 유적은, 고대로부터 에데사(Edessa), 즉 예언자의 도시로 알려져 있는 터키 남동부 산뤼우르파(Şanlıurfa)에서 북동쪽 16 km 지점에서 발견되었다. 이 지역은 고대로부터 많은 종교 관련 역사를 갖고  있어, 괴베클리 테베가 발굴되기 전까지 그 기원이 언제부터인지 많은 학설이 존재했다.

괴베클리 테페는 고고학계에서 1963년부터 관심을 끌기 시작하다, 1994년 독일 고고학자 클라우스 슈미트(Klaus Schmid)에 의해 본격적으로 발굴, 연구되었다.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신전으로 BC 10,000년 경부터 지어졌다. 이 신전에는 3 m 높이의 T형 석회암 기둥이 원 형태로 배치되어 있는데, 큰 것은 높이 7 m, 폭 3 m, 무게 50 ton에 이른다. 이 기둥에는 각종 동물의 모양과 문자로 추정되는 추상적 기호들이 새겨져 있다. 여기서는 많은 동물의 뼈가 발견되었으나 사람의 뼈나 무덤이 발견되지 않아 종교적 제사를 목적으로 지어진 신전이라고 판단되고 있다. 또 이곳과 주변 지역에서 밀 종자가 발견되었고, DNA 분석 결과 재배된 것이 확실시되어 이 지역에서 농경과 수렵을 병행하는 대규모의 사회 구조를 갖춘 집단이 주거했음이 밝혀졌다.


괴베클리 테페는 발굴면적만 해도 90,000 sqm로 축구장 12개를 합친 것보다 크다. 신전의 크기는 지름이 약 10 ~ 30 m로 다양하며, 아직까지 발굴되지 않은 신전을 포함해 16개의 신전에 T자형 기둥이 무려 200개가 넘는다. 이 수많은 돌들을 약 100m 떨어진 곳으로부터 운반해 왔다고 한다.

따라서 이 언덕에 수십톤의 돌을 운반, T자 형태로 만들어 질서정연하게 세우고 특정 의식을 통해 동물을 제사로 바쳐온 사람들이 이 언덕을 중심으로 한 광활한 지역에서 농업과 수렵 활동을 하며 집단거주했다는 것으로, 이는 곧 집단제사를 지낼 정도의 초기국가형태가 이루어졌음을 뜻한다.

위 그림에 신전의 형태가 잘 나타나 있는데, 아래 신전의 경우 중앙에 2개의 큰 기둥이 있고, 여기에는 추상적 기호들이 새겨져 있으며, 그 주변을 10~12개의 동물 문양이 그려진 작은 기둥들이 에워싸고 있다. 여기에 그려진 동물들은 사자, 소, 멧돼지, 여우, 가젤, 당나귀 등의 포유류와 뱀 등의 파충류, 거미 등의 곤충, 새와 독수리 등으로 다양하다. 발굴된 동물의 뼈도 다양해서, 이는 당시 이 지역이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기 좋은 기후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탄소연대측정 결과 가장 최근의 유물이 BC 7,500년 경의 것이고, 현재 이 지역이 사막화되어 있으므로, 학자들은 약 2,500년동안 이 지역에서 살아온 주민들이 기후변화로 타 지역으로 이동하였고, 이로 인해 이 유적이 방치되어 있었다고 추정한다.


다음 글로 이어집니다.

[인류학] - 인류 최초의 신전, 괴베클리 테페(Göbekli Tep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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