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어떤 교수가 수업시간에 자기가 시골에 살 때 멀리 학교를 걸어 다녔는데, 학교에서 돌아올때 집 앞 언덕에서 항상 자신을 기다리던 동물이 있었다고 했었다. 그건 돼지였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기다렸던 그 돼지는 친구들과 놀다 좀 늦게 올때면 저녁노을을 등지고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포유류는 결코 무시할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기사나 연구결과들을 볼 때마다 그 에피소드가 생각나곤 한다.
"지난해 말 새끼 북극곰 형제가 러시아 시베리아 하라서베이스코예의 한 가스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갑작스러운 곰의 등장에 현장 근로자들은 놀랐지만 앙상하게 마른 북극곰들을 외면할 수 없어 음식을 나눠줬다. 이후 북극곰 형제는 종종 근로자 숙소로 찾아왔고, 이곳에서 기르는 개들과도 친해졌다. 이에 북극곰 형제에게는 지역명을 따 ‘하라’(Khara)와 ‘사베이’(Savey)라는 이름까지 붙여졌다. 하지만 북극곰 형제가 언제까지 이곳을 오가게 나눌 수만은 없었다. 사람들이 주는 음식에 계속 의존하면 스스로 먹이를 구할 능력이 없어져 야생에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가스전 사람들은 지난해 12월 26일 북극곰 형제를 가스전에서 북쪽으로 수백㎞ 떨어진 툰드라 지대로 옮겼다. 또 형제가 야생 적응 전까지 먹을 수 있도록 200㎏ 이상의 비상식량도 함께 놓고 왔다. 북극곰 형제의 야생 적응 과정을 살피고자 위성 추적 장치를 부착했다. 사람들이 떠난 후 초기 위성 영상에는 북극곰들이 가스전과 반대 방향인 북쪽을 향해 순조롭게 이동하는 모습이 기록됐다. 하지만 북극곰들은 어느 순간 방향을 바꿔 남쪽을 향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북극곰 형제는 방사 2주만인 지난 9일 추적 장치마저 때어버렸고, 이들이 어느 곳을 향하는지 알 수 없었다. 방사 18일만인 지난 13일 북극곰 형제가 근로자 숙소 앞에 다시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 근로자는 “북극곰들이 돌아왔을 때 개들도 반기는지 거의 짖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북극곰 형제는 먹이를 준 사람들을 찾기 위해 약 600㎞를 걸었다."
북극곰이 댕댕이들과도 친구가 되고 사람과도 친구가 되었다. 배고플때 자신들을 살려준 사람들이 좋기도 하거니와 그들이 사는 곳에 가면 자신들도 살 수 있다는 생존본능도 작용했을 것 같다. 지구온난화로 위기에 처한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모습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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